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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뉴시스 |
[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수원에 거주 중인 직장인 A씨는 최근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직장으로 이직해 이사를 준비 중이다.
급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월세를 부담하기는 힘들어 전세 아파트 매물을 찾고 있지만 서울 전셋값의 가파른 상승으로 인해 여전히 하루 왕복 4시간의 시간을 지하철 속에서 보내고 있다. A씨는 "전세는 비싼 데다 이제 물량조차 없어서 결국 월세살이를 해야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8일 기준금리를 0.25%p 하향조정해 0.5%로 낮춰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이에 부동산 시장에는 무엇보다 전셋값 상승과 월세가 급증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정부발 부동산 규제로 보유세 부담이 강화된 데다 금리인하까지 이어져 전세보증금 이자로 얻는 소득이 줄어들게 됐기 때문이다. 때문에 전세 매물을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이 많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전세 구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라는 말이 있는 만큼 전세 수요는 많지만 전셋값의 연속적인 상승으로 인해서 거래량을 줄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8일을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2% 상승했다.
2019년 7월부터 현재까지 47주동안 이어진 누적 상승세를 보면 2.98%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부동산 대책 발표 후부터 1년 여가 지난 이번 달초까지의 매매가는 0.08% 하락했지만 전세값은 0.91% 올랐다.
전세 거래량도 줄었다. 서울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전월세 거래현황을 살펴보면 4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는 지난 2월 1만3274건과 비교해 절반이나 감소한 6726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 8853건이었던 것과 비교해도 무려 2천여건이 줄었다.
설상가상 이번 금리인하 조치로 인해 앞으로는 월세가 증가해 주거 불안정에 해당하는 청년 및 1인가구 등의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명지대 부동산학과 권대중 교수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인해 집주인의 보유세 부담이 커지고 기준금리 인하까지 겹치면서 전세 비율이 낮아지고 반전세 및 월세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강남 등 초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의 매매가 하락세가 점차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경기 및 수도권과 지방의 아파트 매매가가 모두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2020년 5월 4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를 보면 노원구·도봉구·강북구를 이르는 ‘노·도·강’은 지난주 0.01% 하락했으나 이번 주는 보합으로 전환됐다.
구로구 및 금천구, 관악구는 여전히 상승세를 보였다. 구로구는 0.06%를 유지했고 관악구는 보합에서 0.01%로, 금천구는 0.01%를 유지했다.
서울을 모두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값은 지난주 0.09%를 기록했으나 이번 주에는 0.10% 올랐다. 경기 지역도 0.15% 올라 지난주(0.13%)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전국 아파트값도 마찬가지로 이번 주 0.08%가 상승해 지난주 0.07%가 오른 것과 대비된다. 지방도 전체적으로 지난주 0.04%보다 0.06% 올랐다. 특히 충북, 대전, 세종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연속적인 최저치 기준금리 인하까지 더해져서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면서 "결국 주거 불안정에 시달리는 서민들에게는 결과적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은 더 멀어지고 있는 결과를 낳고 있다"면서 "전면적인 부동산 정책의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