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 올해 첫 부분파업에...업계 "파업할 때 아냐" 우려

기사승인 2020.03.20  13:5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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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울산상의 "어려운 상황에 지역경제 흔들려...파업 자제 해야"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현대중공업 노조의 20일 올해 첫 부분파업을 두고 업계에서 "노사 단합이 중요한 시기"라는 우려가 나온다. 회사와 사내 일부 현장조직이 파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고 울산지역 상공계를 대표하는 울산상공회의소도 노사에 성실 교섭을 당부했다.

노조는 앞서 지난 16일 쟁의대책위원회의를 열고 회사의 성과급 우선 지급 계획에 반발하며 오늘(20일) 2시간 부분파업 계획을 확정한 바 있다.

현대중 노사가 지난해 5월 2일 임금협상 상견례를 시작으로 10개월 넘게 50차례 가까이 교섭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노조는 2019년도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12만3526원(호봉승급분 별도) 인상, 성과급 최소 250% 보장, 하청노동자 처우 개선 등을 요구했다. 사측은 앞서 지난해 말 기본급 4만5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격려금 100%+150만원 지급 등이 담긴 제시안을 전달했으나 노조는 곧바로 반려했다.

사측은 임금과 성과급 위주로 합의하고 교섭을 마무리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노조는 법인분할 파업 징계 철회 등 현안문제에 대한 수습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지난해 법인분할 반대투쟁을 빌미로 수천명의 노동자를 징계하고 손배가압류 등으로 노조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며 ”더 이상 시간이 없음을 잘 알고 있기에 최소한의 단체행동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코로나19확산과 관련해 노조는 파업 집회시 마스크 착용, 참가자간 1m 이상 거리두기, 구호 자제 등 예방 조치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노조 측은 “철저한 예방대책을 세워 진행하는 실외 집회는 노동자들이 일상적으로 활동하는 사업장 내부보다 더 안전하다”며 “더욱 세심한 조치를 통해 감염 상황이 발생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울산상의 "어려운 상황에 지역경제 흔들려...파업 자제 해야" 

다만 현대중공업 노조의 파업 강행을 앞둔 19일 사측은 회사 소식지를 통해 “노조가 20일 2시간 파업을 강행키로 하면서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전사적인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면서 “노동집약적인 조선업의 특성상 감염자가 1명이라도 발생하면 사업장 전체가 폐쇄될 수 있고 생산이 늦어져 제때 납기를 맞추기 못하게 된다”며 “실제 확진자가 발생한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등은 공장 가동 중단으로 생산차질을 겪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언론은 물론 울산시와 상공계를 비롯한 관계기간들도 호소문을 내고 감염자 확산 우려와 함께 지역경제 위기를 가중시킬 파업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며 “회사도 지난 18일 법에서 보장하는 단체행동권을 존중하지만 이번 만큼은 모두의 안전을 위해 파업 집회를 자제해달라는 공문을 노조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년 대비 올해 조선업 신규 발주가 70% 이상 줄어들고 유가가 30달러 밑으로 폭락해 해양플랜트 일감 확보는 기약이 없는 상황”이라며 “희망퇴직과 무급휴직 등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 제조업 전반에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몰아치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현대중공업은 또 “노조는 어떤 선택이 모두를 위한 길인지 냉철하게 심사숙고하고 지금이라도 파업 지침을 거둬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중공업 사내 현장조직인 ‘현장 희망'도 이날 유인물을 내고 “소규모 모임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가운데 수백, 수천이 모이는 파업을 한다는 건 분명 민폐”라며 “파업 취지가 아무리 정당하다 하더라도 집단 이기주의로 매도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투쟁의 성과는 조합원의 마음을 얻는 것에서 시작한다”며 “이 시국에 조합원들이 원하는게 무엇인지 여론의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회사와 사내 조직에 이어 울산지역 상공계도 현대중공업 노사에 성실 교섭을 당부했다.

울산상공회의소는 지난 18일 의원 일동 명의로 호소문을 내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울산시민의 일상이 멈춰버리고 어떤 회사도 비켜갈 수 없는 상상도 못할 경제 위기가 눈 앞에 와 있다”며 “이런 가운데 지난해부터 해고자 복직문제로 교섭 난항을 겪고 있는 현대중 노조가 오는 20일 파업을 결의하면서 지역사회는 긴장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이어 “자칫 이번 현대중 노조의 파업이 지난 한달여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고생한 지역사회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크게 우려된다”며 “전 세계가 전시에 준하는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있는 상황에서 파업을 한다면 현대중 노사는 지역사회 감염 우려와 비상 경제 상황을 도외시한 무책임한 결정을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울산상의는 “"지금은 노사가 힘을 합칠 때이지 파업으로 허비할 시간이 없다. 아무리 의견이 달라도 감염병 확산과 이로 인한 경제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는 파업을 자제해야 한다”며 “부디 어떤 선택이 모두를 위한 길인지 냉철하게 심사숙고하고 파업 대신 성실 교섭을 통해 상생의 모습을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

희망퇴직 삼성·일부휴업 검토 두산...중공업계 "지난해부터 불확실성 해소 안돼"

한편 국내 중공업계는 지난해 불거진 미국 무역분쟁 장기화와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 코로나19확산으로 생산과 수출 모두 차질을 빚으면서 불황을 맞은 상태다.

삼성중공업은 해양·조선부문 상관없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상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회사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자구계획안의 일환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한 후 상시 체제로 전환했다.

두산중공업도 희망퇴직 절차에 돌입한 데 이어 지난 10일 부터 유휴인력을 대상으로 한 일부 휴업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현재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계획은 없지만 인력 효율화 방안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중공업계는 조선·해양·원전 사업 등 전 영역에 걸쳐 위기를 겪고 있는 상태"라며 "지난해 미중무역 갈등에 따른 영향을 받은 상황에서 환경규제 강화 등 이슈가 있었고 여기에 이번 코로나19 펜데믹 까지 겹치며 업계에서 앓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현재 현대중공업은 희망퇴직 등 조치를 취하지는 않고 있지만 지금은 파업이 아닌 노사 단합이 필요한 시기"라고 우려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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