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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교보생명 신창재 FI 약속 못지켜 '경영권 위협'… 교보문고 향배는?

기사승인 2019.11.26  10: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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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보험 분기보고서(2019년 9월 기준)

[여성소비자신문 진용준 기자] 일제 억압 속 '독립운동'을 후원한 부친 신용호 창업주의 뒤를 이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경영권이 위태롭다. 2012년 경영권 위협 상황과 다르다. 최소 1조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해야 되기 때문에 자신의 보유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이같은 상황은 신 회장이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의 교보생명 지분 매각으로 경영권 위협 논란이 있을 당시 우호 지분 매입에 나선 일명 백기사 FI(재무적 투자자·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컨소시엄)들과의 IPO(기업공개) 약속을 못지키면서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국민책방'으로 일컬어지기도 한 교보생명의 상징적인 계열사 '교보문고'의 운명도 안개 속이다. 

이제서야 교보생명은 상장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고 하지만, 어렵게 상장을 하더라도 "금산분리 원칙과 보험업법에 따라 교보생명의 100% 자회사인 교보문고를 매각하거나, 교보문고 보유지분을 15%까지 낮춰야 된다"는 지적도 나오기 있기 때문.

금산법과 보험업 등에 따라 금융회사가 비금융회사의 일정 이상 지분을 소유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아야한다. 

보험법 제 109조와 115조를 살펴보면, ▲금융업 ▲신용정보업 ▲보험계약 관련업 ▲그 밖에 보험업 건전성을 저해하지 않는 업 등을 금융위가 승인해 자회사로 소유할 수 있게 끔 규정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보험업법이 개정된 2010년 이후 승인받았다. 한국거래소 상장심사 중에 위법성 항목에서 해당 사안을 점검할 수 있으나, 교보문고 지분 보유에 위법성이 없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현재 중재 진행 과정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하반기 예상됐던 IPO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경영권 등을 둘러싼 주주간 분쟁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에 결격 사유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사건의 발단은 2011년 대우인터내셔널이 교보생명 보유 지분 24%를 매각하기로 하자 신 회장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FI들을 '백기사'로 끌어들이면서다.

FI들은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의 교보생명 지분을 인수하면서 2015년 9월까지 IPO(기업공개)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 회장에게 지분을 되파는 풋옵션을 걸었다. 이 계약에서 풋옵션 행사가격은 명시되지 않았다.

그런데 신 회장은 이 기한내 상장을 하지 못하며 약속 기한을 어겼다. FI는 신 회장이 계약 약속을 어기고 3년여 넘긴 지난해 11월 주당 40만9000원에 지분을 되사달라며 풋옵션을 행사했지만 신 회장이 받아들이지 않자 올해 3월 국제상업회의소(ICC) 서울사무소에 중재를 신청했다. 신 회장 측은 해당 가격이 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보생명보험 분기보고서(2019년 9월 기준)

현재 신 회장은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 36.91%을 가지고 있다. 신 회장 지분율은 33.78%(692만5474주)며 누나 영애, 경애씨가 각각 1.41%, 1.71%씩 지분을 갖고 있다. 어피너티(9.05%), IMM PE(5.23%), 베어링 PE(5.23%), 싱가포르투자청(4.5%) 등으로 구성된 FI들은 지분 24.01%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 회장은 FI들이 요구하는 가격을 받아들이면 최소 1조원에서 2조원이 넘는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교보생명 지분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신 회장은 교보생명 지분 33.78%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지분을 일부 매각하게 된다면 경영권이 흔들리게 될 수도 있다. 

중재 절차 중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이나 제3자 매각 등을 통해 양측이 분쟁을 해결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 마저도 높은 풋옵션 행사가격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신 회장과 FI들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66%를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금융지주사 주식과 교환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교보생명은 해당 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대신 신 회장은 금융지주사 지분 6~13%를 보유한 대주주가 될 수 있고, 교보생명 최고경영자(CEO) 지위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금융지주사들이 교보생명 지분을 놓고 경쟁을 벌일 경우 가능하다.

신 회장이 자신을 도와준 FI와 약속한 기한내 상장 약속을 지키지 못한 배경에는 어려운 주식 상황과, 교보문고 금산분리 이슈 또 국내 비상장사들 중 가장 규모가 큰 기업집단이기 때문이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하던 교보생명 지분 24%를 1조2054억원에 사들였는데, 당시 PBR(주가순자산비율·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은 0.93배였다.

신 회장이 IPO시기를 미루면서 올해 PBR은 0.5배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장주인 26일 기준 삼성생명의 PBR은 0.4배다. 

비상장 주식을 가치평가 할 때 사용되는 PBR은 주가가 순자산(자본금과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의 합계)에 비해 1주당 몇 배로 거래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동양생명(2009.10), 한화생명(2010.3), 삼성생명(2010.5), 미래에셋생명(2015.7), 오렌지라이프(2017.5) 등 상장한 생보사 사례도 존재한다.

교보생명보험 분기보고서(2019년 9월 기준)

이 때문에 전문 경영인이 아닌 의사 출신인 신창재 회장은 상장 시기를 놓쳤고, 지금까지 상황을 끌고 온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교보생명은 금감원 9월 공시 기준 비상장사만 15개, 상장사 1곳을 거느리고 있다. 100% 자회사는 교보문고를 비롯해 총 8곳이다. 자본확충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상장을 할 경우 상장회사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비상장 회사가 하지 않아도 되는 수많은 제한사항이 적용된다.

상장회사는 대주주나 계열회사에 자금을 빌려 줄 수 없고 연대보증도 할 수 없다. 비상장사일 경우는 그 반대다. 자금조달이 자유롭고 계열회사에 독점적 거래를 주거나 가격조건을 유리하게 조정해도 확인이 어렵다.

교보생명은 2015년 전 상장 약속을 지키지 못한 이유에 대해 "그 당시에는 주가나 재무적 상황이 있었다. 자본 확충이 시급한 시기도 아니었다"며 "정부의 자본확충 관련 규제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느 규모 만큼 상장을 통해 자본을 조달해야겠다. 이런 가이드 라인 자체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또 주가나 벨류에이션 측면에서 고려해야할 시장상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현재 상황은 FI와 신 회장 간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진용준 기자 jy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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