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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보경 E컨슈머 단장 "이중잣대 사회 아닌 지속가능한 미래에 집중해야"

기사승인 2019.10.08  13:5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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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컨슈머 홈페이지 갈무리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여느 때와 같이 가벼운 옷차림에 시원시원한 발걸음으로 <여성소비자신문>을 찾은 E컨슈머의 송보경 단장은 자리에 앉으며 “누군가는 정직하고 투명한, 공평한 사회를 만들자는 일을 어디선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지난 50년간 소비자운동을 지나 환경운동에 열중하는 동안 ‘국민의 에너지와 비용을 헛된데 소모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국사회가 언젠가 부정부패를 없애야 한다고 긴장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고 다만 진영논리로 싸우고 있다. 이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고 사회적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든다”며 사회에 따끔한 지적을 던지는 그를 <여성소비자신문>이 두 번째로 만나봤다.

“소비자운동을 할 때 가장 먼저 없어져야 할 것을 ‘이중 잣대’로 꼽는다. 1980년대 미국 레이건 대통령 당시에 한국 뿐 아니라 외국 소비자단체들이 모여서 ‘왜 미국에서는 위험해서 쓰지 않는 농약과 의약품을 한국과 다른 나라에 수출하느냐’고 지적한 일이 있었다. 이게 이중 잣대다.

예를 들어 우리가 ‘사기를 쳤다’고 할 때 다른 사람을 속여서 자기 이득을 취하면 이것을 두고 사기라고 하지 않나. 그것을 법을 통해 보면, ‘거짓말을 한 것은 확실하지만 거짓말을 한 당사자가 그 결과로 인해 이득을 얻지 않았을 때’는 죄로 성립이 되지 않는다. 지금 우리나라 양상이 이와 비슷하다고 본다.

1990년대에 ‘백화점 사기 바겐세일’ 사건이 있었다. 허위 가격을 내세워서 50% 세일을 한다고 광고한 건이었다. 그 당시에 ‘소비자 시민 모임’이 그 일을 맡았는데, 법을 따져보니 ‘속인 것은 확실하나 당사자가 이득을 본 사실이 없다’고 해서 1심에서 무죄가 났다. 저희는 ‘속인 것이 맞는데 죄가 안 될 수가 있느냐’ 하고 다시 항소를 준비했다. 1심 판결 법리가 그랬기 때문에 관련된 방향으로 따져봤는데, 그 당시에 전국 백화점들이 다 비슷한 유형의 마케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상하게 그 마케팅을 했던 담당자들이 이후에 다른 직급으로 승진을 하더라. 그래서 ‘그 사업의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승진을 한 것 아닌가, 그러니 당사자가 이득을 가져간 것이 맞다’는 논리를 대서 그 사건에 유죄 판결을 받아냈었다."

송 단장은 "국민의 정서상으로는 허용할 수 없지만 법리로 따져보면 무죄인 일이 있기 때문에 그 사이에 갈등이 있을 수 있다고 한다면 이는 아주 선하게 보는 시선일 것이다"며 "‘잘못한건 확실하지만 죄는 아니’라는 논리와 ‘이는 말이 안 된다’고 하는 반박이 있을 텐데, 저는 사회지도층을 법으로 따지면 늦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 정서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 있다. 법정에 가서 판결이 나야만 죄라고 한다면 사회 전체가 감옥이냐, 비감옥이냐의 차이로 나누는 것 같지 않나. 최근 사회현상을 죽 보면 어느 개인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이 똑같다. 우리 사회의 곳곳이 국민 정서의 판단을 받을 일을, 죄를 범하고 있다는 거다"라고 말했다.

송 단장은 또 "저는 사실 사회학자다. 학자로서 분석을 해본다면 교육계와 의료계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게 말이 되는가. 경제계는 이윤창출을 위해 무슨 일이든 돈으로 해결 하는 것이 생리다. 그러나 교육, 의료는 사회가 필요로 하고 추구하는 정직·약자에 대한 배려·공평성 등 가치를 통해 사회에 영향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에서 아는 사람이라고 해서 실험실을 주는 것이 괜찮은가? 이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이번 일은 당사자가 유명하다보니 드러난 일일 뿐, 유사한 일이 곳곳의 대학에 있었을 것이라는 뜻이다. 제가 보기엔 어떻게 이를 해결해야 하는지가 문제 같다"며 "여태껏 이런 일들이 사회에 드러나지 않다가 이제 나타난 셈이니 다행한 기회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니 이 기회에 누군가는 정직하고 투명한, 공평한 사회를 만들자는 일을 어딘가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중 잣대 사회는 한 발도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제도적으로 아무리 개선을 해도 ‘한통속 시스템’으로 전부 얽혀 있어서 해결할 수가 없는데, 이를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가장 큰 과제 같다"며 "이런 데 시간을 낭비한다면 사회적으로 손실을 보는 비용이 얼마나 들겠나. 예를 들어 지금 국민들이 에너지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미래와 IT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하는데 서로 손가락질하기 바쁜 상황이 아닌가. 뜯어보면 이중 잣대를 들이대고 있기 때문에 생겨나는 일들이다. 법률은 법률가에서 따질 문제지만, 제가 볼 때 윤리적으로 바람직한 일이 없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국회의원 셋이 아이들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지 않나. 문제는 이들이 전부 집안에서 학교를 갖고 있다는 거다. 그렇다면 이를 하나의 현상, 유형으로 보고 어떻게 해결할지 접근하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당면한 과제다"며 "법적으로 잘못 했다면 그들 개인들이 가서 법의 심판을 받으면 되고, 우리는 법을 따지는 사람들이 아니니 이들을 사회 유형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일들이 커다란 과제로 남아 있다. 온 사회가 개인의 비행에 대해 떠들썩한 것이 얼마나 비용 낭비인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이러한 일을 만들어낸 것이 그들의 죄라고 생각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소비자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선에서 문제를 해결하지 말고 그들의 문제를 그들의 입장에서 찾아가 가려운 곳을 긁어줘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규정했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이날 송 단장과의 대화는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으로 이어졌다. 독일 등 해외에서 탈석탄·탈원전이 주요 화두로 오르고 있는 탓이다.

송 단장은 “에너지 전환을 해야 한다는 것 자체는 맞는 말이다. 필요한 일이고, 전 지구가 에너지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현 집권세력에는 좀 미숙했다는 평가를 하고 싶다. ‘에너지 전환이란 이런 것이다, 에너지 전환을 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 전환 방법 중 하나로 원자력을 조절하면서 탈원전을 해야 한다’고 말해야 하는데 이런 배경 설명은 없이 불쑥 ‘원전을 없애자’ 라고 한다면 이는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관료집단과 전문가들은 그 필요성에 대해 다 이야기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그들의 문서 안에 있는 내용일 뿐 설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이는 좋게 보면 미숙한 것이고, 나쁘게 보자면 국민을 얕본 것이다. 요즘 국민은 따라오는 국민이 아니고 공감이 필요한 국민이다. 원전을 없애는 일 조차 진영논리가 되어 가고 있는것이 문제이지만 세계적인 에너지 정책을 보면 탈원전 탈석탄으로 가는 게 맞다. 한국만 유별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첫째, 그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한 다음 국민의 공감을 얻어내야 하고 둘쨰, 우리나라의 상황을 먼저 자세히 설명하고 이해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대체 에너지나 신재생 에너지로 가는데는 먼저 비용이 들지 않겠나. 우선 석탄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를 ‘없앤다’고 표현하면 안 된다. 그 비율을 줄여야 한다는 말이 맞지, 어떻게 단숨에 없애겠나. 지금 원자력 발전소는 여전히 돌아가고 있고, 폐기된 곳들은 이미 그렇게 되기로 예정이 되어 있던 곳들이다. 국민에게 설명을 하지 않다가 난관에 부딪힌 것"이라며 "신재생 에너지도 한국 뿐 아니라 국제적인 에너지 정책의 방향이다.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그것이 어디까지 가능하고, 비용은 얼마나 들것이고, 이를 시행할 때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국민에게 알리고 설득을 해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송 단장은 이어 "정치인들의 비위를 따질 공간과 시간을 가지고 이산화탄소를 없애기 위해 원자력을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 탈석탄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를 논의해야 한다. 앞으로 사회가 나아갈 방향과 세계적인 이슈에 대해 논의를 해야 하는데 지금 언론에는 그런 것이 하나도 없지 않나. 이 또한 진영논리가 되어 과학적, 국민적인 시각에서 보지 않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송 단장에 따르면 그가 정부의 '설명'을 강조하는 이유는 한국과 외국의 신재생에너지 환경이 다른 탓이다. 그는 "전체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가 얼마나 되겠는가"라며 "우리는 사계절이 있고 물이 풍부하지 않아 조건이 좋은 외국보다 수력발전, 풍력발전에 제한이 있다. 그렇다면 이런 악조건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데 사회의 관심이 모여져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정책을 정하기 전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설명하라는 뜻이다"이라고 설명했다.

"탈원전이 맞는 방향이지만 얼마나 가능한지, 이런 상황에서 비용이 정직하게 얼마 발생하고 국민과 기업이 총소득 중에서 에너지 요금으로 수용할 능력이 얼마 만큼인지를 과학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송 단장은 "이번에 노르웨이를 다녀왔다. 노르웨이는 수력발전이 가능한 나라 아닌가. 산골로 들어가면 물이 폭포로 쏟아지고 우리나라에 태양광패널이 있는 것처럼 그쪽은 폭포에 작은 수력발전 터빈이 있더라. 노르웨이는 원전, 석탄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 어떤 철학적, 정책적인 이유에서가 아니라 자연조건에 따른 것"이라며 "뉴질랜드도 에너지의 30%를 지열로 얻는다고 하지 않나. 그러나 이런 것을 우리나라에 적용하자고 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노르웨이 같은 폭포도 없고 뉴질랜드 같은 평지도 없으니 못한다. 할 수 있더라도 비용이 더 들어가니 ‘저런 기술이 있구나’ 하고 한국 에너지계에 참고사항이 될 뿐이다"고 설명했다.

 즉 그 나라의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높으니 우리나라도 높아야 한다고는 말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송 단장에 따르면 환경, 에너지 운동은 곧 소비자 운동이다. 합리적인 에너지 소비가 곧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든 다는 것이다.

국제 유가 등이 일반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묻자 그는 “(국제 유가 등은) 정치적인 불확실성, 세계 정치의 불확실성 때문에 받는 영향이 크지 않나. 그러나 이는 우리가 피할 것이 아니고 준비해야 할 일이다. 과거 정부부터 석유 비축을 잘 해 그런 문제는 없는 것 같다"며 "다만 자율시장에는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석유시장은 자율시장이지만 소비자들이 직접 마주하는 것은 주유소 아닌가. E컨슈머 석유감시단이 '오피넷' 자료를 다시 분석하여 매일 아침 1만곳 이상 주유소의 가격 동향을 살펴보고 있다. 이렇게 들여다보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석유가격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가 없고 제한적인 노력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E컨슈머가 올해 여름 전기요금 개편 당시 소비자들을 상대로 진행한 교육은 늦었지만 조그만 시작"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보면 에너지 요금이 어떻게 형성되는가를 교육한 적이 없다. 소비자에세 전기 요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석유시장의 석유가격이 어떻게 형성이 되는가를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석유가격 구성에 대해 알리기 전에는 정유 회사들이 수익의 대부분을 가져간다는 선입견이 강했다. 그러나 사실은 석유가격의 50~6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세금이다. 휘발유가 1리터에 1700원이라 하면 1000원 이상은 세금이란 뜻이다. 주유소 가격에 대해서는 오피넷, 에너지 석유감시단에서 비싼 주유소, 싼주유소를 안내하는 만큼 소비자들이 살펴보는 수밖에 없다. 그런 것들이 작은 일 같지만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E컨슈머는 지난 9월 UNEP와 '지속 가능한 생활 환경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송 단장에 따르면 해당 캠페인의 주제는 ‘관점을 달리하자’는데 있었다.

"모든 것에 에너지가 들어간다. UNEP가 한 켐페인은 에너지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바꾸겠다는 것이었다. 휘발유 뿐 아니라 옷, 교통도 에너지인 만큼 가장 중요한 것은 절약하는 것이다. 그리고 효율적인 상품을 선택하는 것. 절약도 무조건 절약이 아니라 필수적인 것은 제하고 집에서 쓰는 전열기를 빼는 등이 중요하다. 요즘은 에너지 관련 단체들이 실질적인 데이터를 제공하니 이를 보고 선택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끝으로 송 단장은 “세계적인 화두가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며 "이는 미래세대를 생각해서 현 세대가 절제하고 침범하지 말자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미래세대는커녕 다른 일로 시간과 국민에 에너지를 낭비하게 하고 있다.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을 맺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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