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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 마음의 치료

기사승인 2019.03.14  19: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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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독일 심리치료사 바르데츠키는 마음 상함이란 “어떤 사건으로 인해 마음을 다쳤다고 느낄 때 일어날 수 있는 반응 전반을 가리키는 말로서 비난, 배척, 거절, 따돌림 또는 무시 같이 스스로의 가치가 깎인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 사건”이라고 말한다.

특히 상처를 받은 사람은 멸시당한 느낌과 수치심으로 거절당했거나 무시당했다고 느낀다. 존중받지 못하고 인격적으로 대우받지 못한 것에 매우 분개한다.

외부자극에 쉽게 화를 내고 격분하는 사람은 과거의 상처가 되살아난 것으로 본다. 무의식속에 억압된 분노는 자극을 받으면 자동반응으로 반응한다. 부부간에 작은 일에도 화를 내는 사람, 보복 운전하는 사람, 자녀를 꼭 화내면서 훈계하는 사람, 직장에서 부하직원들에게 화를 내면서 말하는 사람, 자신을 째려본다고 화내는 사람, 자신을 무시한다고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 술 먹으면 상대방에게 언어폭력을 하는 사람 등이다.

받은 상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처럼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반응한다. 상처를 숨기고 아닌 척 해도 몸의 반응은 솔직하게 드러낸다. 신경성 고혈압, 신경성 두통, 기관지 천식, 위궤양, 긴장성 대장염들은 모두 심인성 질병으로 심리적 요인이 발병의 원인이 된다. 몸은 마음의 상처를 그대로 반영한다.

부부심리학자 가트만은 성격이 강하고 지배적인 남편과 함께 사는 아내는 스트레스로 인하여 평균수명보다 3년은 먼저 죽을 수 있다고 말한다. 디팩 초프라는 인간이 똑같이 늙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지나치게 감정을 억압하고 표현하지 못한 사람, 생존의 불안을 느끼는 사람, 외로움과 좌절에 빠진 사람, 지나치게 화를 내며 감정조절이 어려운 사람들은 노화를 더 촉진한다고 한다.

반면에 친구들과 잘 어울리며 자신에 대한 만족감이 크고, 경제적인 안정감과 심리적 안정감이 높은 사람은 노화가 더디게 진행된다고 말한다. 마음의 상처도 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방치한 채 내버려 둔 사람은 면역기능도 약하고 심리적 불안에 쉽게 노출되기 쉽다.

상담실을 찾아온 내담자는 직장에서 너무 많은 업무에 시달리다가 결국은 호흡곤란으로 쓰러져서 병원에 실려 왔다. 심리검사 결과 공황장애였다. 불안상태에서 통제가 어려우면 가슴통증과 숨이 멎을 것 같고 실신할 것 같은 느낌을 갖는 증세였다.

마음속 상처의 응어리가 억압된 채 표출하지 못하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증상을 나타나는 일종의 심인성이었다. 내담자는 어릴 때부터 너무 순종적이고 착한 아이였다. 어릴 때 엄마가 아파서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하고 자신의 욕구나 원함보다는 엄마가 원하는 대로 말을 잘 들었다.
내 생각이나 감정은 중요하지 않고 자신의 진정한 욕구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타인을 배려하고 맞추느라 정작 자신은 타인에게 요구나 부탁은 잘 못하고 거절하는 것도 어려웠다. 또한 힘들고 좌절할 때 제대로 공감받기보다는 힘든 어머니를 걱정하며 자라야 했다. 자신의 안전한 공간은 혼자서 음악의 세계로 빠져서 웅크린 채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외부의 사람들은 다 자기를 힘들게 하고 에너지를 소진시키는 사람들이라는 신념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친구들과 어울리고 재미있게 지내는 기억보다는 혼자서 멍 때리는 기억이 더 많았다.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가졌던 열등감과 상처를 건드리는 사람들을 수없이 마음속으로 죽였다 살렸다를 반복하였다. 자신의 나약함을 강하게 보일 수 있는 방법은 일로 성공해야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대인관계에서 오는 즐거움과 재미, 편안함, 생기발랄함과는 벽을 쌓고 있었다. 쉬면서도 항상 머릿속에는 일로 가득 차 있었다. 내가 혹시 잘못한 것은 없는지, 부족한 것은 없는지, 누가 혹시 지적하지 않을까?

잘하고자 하는 마음은 앞서고 현실이 따라오지 못할 때는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몸이 제발 좀 쉬어주라고 말하지만 경고나 신호를 무시한 채 지냈다.

마음 상함은 자기 자신을 온전하고 한결같은 존재로 가치로움에 대한 무참히 짓밟힌 느낌이다. 그 느낌과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나의 신체 어떤 곳이 아픈지를 알아차리고 나의 경험되어지는 감정은 무엇인지 말로 표현할 수 있어야한다. 반응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상처 주는 사람은 모를 수 있고 다시 허용하는 강화와 같은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마음의 상처 치료를 위해서는 천천히 신체를 이완하고 마지막으로 상처 입었던 순간을 기억하며 그때를 떠올려보자. 아픈 곳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만져보고 다시 느껴보도록 한다. 나 자신과의 심리적 접촉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때론 아프고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감정의 재경험이 필요하다. 과거의 그 상처는 나에게 어떤 아픔을 주었는가? 나는 그 상처를 어떻게 하였는가? 억압한 채 그냥 무시하였는가? 아니라고 부정하였는가? 외면하고 잊으려고 했는가?

내 상처는 분노로 전치되어서 누구에게 나타났는가? 과연 나의 분노는 정당한 것이 었는가?  나의 분노는 다른 사람에게 어떤 아픔을 주었는가? 과거의 상처와 지금의 상처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

이런 질문들을 통해 자신의 상처를 만나고 접촉하고 수용하고 마음속 깊이 공감해주어야 한다. 상처받은 사람은 항상 자기만 상처를 받았다고 생각하기 쉽다. 자기상처 때문에 눈과 귀가 막혀서 다른 사람의 입장이나 관점을 보기란 어렵다. 아무리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나의 과거 상처까지 다 알고 치유해줄 수는 없다.

내가 상처받은 것, 내가 실망한 것, 내 감정에는 내가 책임지고 돌보기로 결정해야 한다. 나의 감정을 상대방에게 고스란히 떠넘기고 너 때문에, 네가 나한테 어떻게 그럴 수 있지?라는 분노의 감정 대신 자신의 깊은 내면과 만나는 것이 치료의 길이다.

현재의 고통과 좌절 가운데 오랫동안 반복되어온 마음 속 응어리들은 어디서 비롯된 것 인지, 깊이 숨겨진 마음의 분노나 상처들은 현재의 생활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제대로 파악해야만 한다.

 

 


 

 
 
 

김혜숙 백석대학교 교수 kimhyeso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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