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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유통업계가 화장품 사업을 본격 확장하고 있다. 국내 뷰티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H&B스토어 외에 생활용품점·편의점·이커머스 플랫폼이 화장품 판매업에 뛰어들면서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앞서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의 뷰티·퍼스널케어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133억 달러(약 17조73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 대비 12% 성장한 것으로 이 기간 뷰티 제품 카테고리 역시 ‘색조’와 ‘기초’ 수준에서 가성비, 럭셔리 프리미엄, 클린·비건뷰티, 멘즈뷰티 등으로 다양해졌다.
CJ올리브영을 필두로 아성다이소·GS리테일·BGF리테일, 롯데온·쿠팡·뷰티컬리, 무신사·신세계인터내셔날·현대백화점 한섬 등 유통사들의 화장품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K-뷰티유통대전’ 시리즈를 통해 뷰티 제품 유통 트렌드를 짚어본다.
패션업계, 자체 브랜드 앞세워 뷰티 사업 확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자체 뷰티브랜드 사업을 적극 펼치고 있다. 그간 스위스퍼펙션·연작·오노마 등 스킨케어 브랜드와 프리미엄 색조 브랜드 뽀아레 등을 중심으로 럭셔리·프리미엄 위주의 사업을 펼쳤다면 최근에는 영뷰티 시장에 진출하며 소비자 연령층 확대에 나선 모양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달 초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SNOW)로부터 비건 뷰티 전문 자회사 어뮤즈(AMUSE) 지분 77.6%를 713억원에 인수했다. 어뮤즈는 영뷰티(Young Beauty) 비건 브랜드로 장원영 틴트’로 불리는 ‘젤핏 틴트’를 비롯해 ‘듀 틴트’ 등이 대표 제품으로 꼽힌다.
어뮤즈는 일본 시장 내 인지도가 높은데다 현지 잘파 세대를 주 고객층으로 삼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온라인 자사몰과 H&B 스토어,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 등 다양한 판매 채널을 구축하고 있으며 최근 5개년 연평균 성장률이 176%에 달하는 등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만 368억원, 올해 상반기 매출은 254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독립 경영체제를 통해 어뮤즈의 브랜드 고유 특성을 발전시키는 한편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어뮤즈를 2028년까지 매출 2000억원 규모로 키운다는 목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어뮤즈의 유통 채널을 다각화하고 외형 성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일본과 미국 시장에서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트렌드 리딩 제품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강화하는 동시에 현지 기업과의 적극적 협업을 진행한다. 향후 동남아시아, 중동, 유럽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그룹 한섬은 니치 향수·자체 브랜드를 통해 화장품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니치향수 시장 규모는 2021년 2380억원에서 지난해 3940억원으로 성장하고, 올해 4471억원 규모를 이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섬은 프랑스 향수 편집숍 ‘리퀴드 퍼퓸 바(Liquides Perfume Bar)’와 아르헨티나 니치 향수 브랜드 ‘푸에기아 1833(FUEGUIA 1833)’를 기반으로 소비자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체브랜드의 경우 한섬의 화장품 자회사 한섬라이프앤의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지난 2020년 한섬에 인수된 한섬라이프앤은 실적 개선에 나서지 못하고 있으나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의 인지도가 확대되고 제품 라인업이 확장되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시장 영향력 확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오에라 매장은 지난 2021년 4개에서 출발해 현재 백화점·면세점 등 총 13개로 늘었다. 제품 라인업 역시 대표 고가 라인 ‘시그니처 프레스티지’에 더해 남성용 ‘오에라 옴므’ 라인, 자외선 차단제, 미백크림·미스트, 클렌징 워터 등으로 확대했다.
한섬은 특히 이달 초 뷰티 사업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한섬라이프앤의 주식 8만5천750주를 약 64억원에 추가 취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주식 취득에 따라 한섬의 한섬라이프앤 지분율은 100%를 기록했다.
무신사는 2021년 ‘무신사 뷰티’를 론칭한 이후 아모레퍼시픽, 아이소이 등 뷰티 업체의 제품을 유통 중이다.
지난해 4월 자체 뷰티 브랜드(PB) '오드타입(ODDTYPE)'을 출시하면서 뷰티 사업의 본격 확장에 나선 바 있으며, ‘언씬 블러 틴트’와 ‘언씬 미러 틴트’ 등 립 제품으로 시작해 현재 블러셔, 마스카라, 섀도우 팔레트 등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장한 상태다.
오드타입은 특히 지난 5월 기준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5배 이상(423%)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지난 4월 일본 도쿄에 있는 현지 최대규모 뷰티 플랫폼 ‘앳코스메’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팝업 행사를 개최하는 등 글로벌 시장 존재감 역시 확대하고 있다.
무신사는 최근 온·오프라인 공통 화장품 프로모션 행사 ‘뷰티 페스타’를 열기도 했다. 앞선 행사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무신사 뷰티의 인지도를 확대하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오프라인 행사의 경우 플랫폼과 서울 성수동에 마련한 뷰티 브랜드 전용 팝업 공간 ‘무신사 뷰티 스페이스’를 비롯해 인근 제휴사 매장에서 진행됐다.
무신사에 따르면 행사 종료 이후 이달 10일부터 22일까지 무신사 뷰티 거래액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무신사 뷰티를 찾은 방문자 수는 2.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