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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국내 방산업체들이 글로벌 수주를 확대하며 시장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가 ‘2027년 세계 4대 방산 강국 도약’ 목표를 추진하는 가운데 외교부 등 관계부처는 ‘방산협력 관계부처 주요 공관장 합동회의’를 개최하며 수출 지원에 집중하고 나섰다.
앞서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글로벌 방위 산업 시장 점유율은 2012~2016년 1.0%(13위)에서 2017년~2021년 2.8%(8위)로 올라선 상태다. 현재 세계 방산시장 1·2·3위는 (40%), 러시아(16%), 프랑스(11%)로 이들 3국이 전체 시장의 67%를 점유하고 있다.
한국의 총 점유율은 크지 않은 수준이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이후 동유럽 국가 및 중동 국가 대상으로 대규모 수출을 따내며 최근 5년 새 177% 급등한 상태다. 이에 따라 추후 중국 등 경쟁 국가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가운데 29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최근 페루에서 함정 4척을 수주하며 중남미 함정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HD현대중공업의 이번 수주는 국내 기업의 중남미 방산 수출 사상 최대 규모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페루 국영 시마(SIMA)조선소로부터 3400톤급 호위함 1척, 2200톤급 원해경비함 1척 및 1500톤급 상륙함 2척 등 총 4억6290만달러(약 6242억원) 규모의 함정 4척에 대한 현지 건조 공동생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은 시마조선소와 협력해 오는 2029년까지 수주한 함정을 순차적으로 페루 해군에 인도할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이 함정의 설계, 기자재 공급 및 기술 지원을 수행하고, 시마조선소가 최종 건조를 맡는다.
이번에 수주한 호위함은 길이 127m, 폭 14.9m, 최대속도 26.5노트, 항속거리 6,000해리로, 대함미사일과 수직발사대가 탑재되고 대공 탐지 능력을 높일 수 있는 AESA 레이더가 장착될 예정이다.
원해경비함은 길이 95m, 폭 14.3m, 최대속도 20노트, 항속거리 6,000해리로 중형 해상작전 헬기를 운용할 수 있다. 또,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탑재 장비를 용이하게 변경할 수 있는 미션 모듈(Mission Module)을 적용할 예정이다. 상륙함은 길이 58m, 폭 13.2m, 최대속도 10노트, 항속거리 1,500해리로, 대형 장갑차 7대 이상 또는 20피트 컨테이너 20개 이상을 수송할 수 있다.
이번 HD현대중공업의 수주는 국방부, 방위사업청, 산업통상자원부, 주페루 한국대사관, 코트라(KOTRA) 등 정부 기관과 기업이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등 경쟁국들을 제치고 이뤄냈다.
오는 4월 예정된 본계약이 체결되면 HD현대중공업은 향후 15년간 페루 해군의 전력 증강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서 협력을 이어 나가게 된다. 이에 따라 후속 사업을 수주할 가능성도 매우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페루 해군은 추후 호위함 5척, 원해경비함 4척, 상륙함 2척 등을 추가 발주할 계획이다.
또 남미 지역은 노후화된 함정이 많아 최신 함정으로의 교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번 수주가 인근 국가로의 수출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방산사업 호조로 역대 최대 수주 잔고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사측의 지난해 말 기준 지상 방산 부문 수주 잔고는 사상 최대치인 28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42.4%(약 8조4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매출 기준 7년치 일감에 달하는 규모다.
업계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올해 동유럽을 중심으로 추가 수주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수주 잔고 역시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한국수출입은행법(수은법) 개정안으로 법정 자본금이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커지면서 수출 청신호가 켜진 점도 긍정적이다.
증권가에서는 폴란드향 K9 자주포 출고가 지난해 40여대에서 올해 60여대 이상으로, 천무 MLRS도 17대에서 30여대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에 더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조만간 동유럽 국가 루마니아와의 대형 계약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 시일 내에 루마니아 정부와 1조원 규모의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맺는 것으로 전해진다.
루마니아는 자주포 외에도 대공미사일과 장갑차 최대 298대, 전차 240대를 도입할 계획을 세운 상태다. 이번 협상이 성사되면 향후 대규모 추가 수출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정부는 최근 방산업계의 수출 확대를 지원하기 위한 ‘방산협력 관계부처 주요 공관장 합동회의’를 개최했다. 지난 25일 개시한 ‘방산협력 공관장 회의’의 일환으로 전개된 것이다.
이번 회의에선 글로벌 방산시장 현황과 방산수출 정책 과제 등이 논의됐다. 우선 ‘글로벌 방산시장 현황과 우리의 전략’ 세션에서 △국가별 방위산업 현황 △방산수출 성과 및 중점 추진과제 △부처별 수출지원 계획 등에 대한 집중 토의가 이어졌다. 방산협력 증진을 위한 본부 유관기관과 재외공관 간 유기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정책금융지원 활용 및 발전 방안’ 세션에서는 방산수출 규모가 늘어난 가운데 우리 무기를 수입하는 국가들로부터 예상되는 금융지원 수요와 그에 대한 정책금융자원의 효율적 활용 방안이 논의됐다.
‘현지생산 파트너십 활용 방안’ 세션에선 현지생산 형태의 계약이 체결 또는 논의되는 사업들을 점검하고 향후 방산협력 확대를 위해 현지생산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했다.
일례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시에서 AS-21(레드백) 보병전투장갑차 생산시설을 건설 중이다. 호주 정부는 한화디펜스의 자주포 생산시설 건립으로 고급 제조인력 수요가 생겨나는 등 약 300개의 현지 일자리가 창출되고 지역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어 ‘공동개발 및 미래 협력 방안’ 세션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협력의 발전 방안과 함께 각 파트너 국가들이 희망하는 분야별 전략에 대해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현재 한국은 인도네시아와의 KF-21/IFX(보라매) 공동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며,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카타르와의 군수협력·국방기술협력 분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상태다.
이날 회의에는 주호주·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인도네시아·카타르·폴란드 대사 등 6개국 주재 공관장들이 참석했다. 이들 공관장은 다음달 1~3일 사흘간 방산기업들의 생산 현장을 찾는다. 제품 생산 과정 및 제품 특성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고 기업 관계자들과 토의를 가질 것으로 예정됐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