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 존속지주회사-신설지주회사 분할...형제 책임 경영 박차

기사승인 2024.02.29  16: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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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효성그룹이 책임경영 강화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신규 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한다.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은 각각 존속 지주회사와 신규 지주회사를 맡아 독립경영에 나설 예정이다.

효성그룹, 존속지주회사·신설지주회사 분할

㈜효성은 최근 이사회에서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HIS), Hyosung Holdings USA, Inc., 효성토요타㈜ 등 6개사에 대한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규 지주회사 '㈜효성신설지주(가칭)'을 설립하는 분할계획을 결의했다고 밝힌바 있다.

이에 따라 효성그룹은 오는 6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회사분할 승인절차를 거쳐, 7월 1일자로 존속회사인 ㈜효성과 신설법인인 ㈜효성신설지주의 2개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될 예정이다. ㈜효성신설지주의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효성 0.82 대 ㈜ 효성신설지주 0.18이다.

조 회장은 존속지주회사인 효성을 중심으로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효성티엔에스 등 주력 계열사를 이끈다. 조 부회장은 신설 지주사 대표이사로 안성훈 효성중공업 부사장(대표이사), 신덕수 효성 전무 등과 이사진을 구성한다.

신설 지주사 사외이사로는 △권오규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오병희 전 서울대병원장 △이상엽 카이스트 부총장 △김진수 툴젠 고문을 내정했다.

효성그룹은 이번 분할 배경을 ‘책임경영’으로 꼽았다. 그룹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경영계는 복합 불황, 전쟁, 통화긴축, 공급망 위기 등 급변하는 정세 가운데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효성그룹은 신속한 변화와 효과적인 대응을 통한 책임경영에 나서기 위해 지주회사를 신설하고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지주회사별로 사업분야와 관리 체계를 전문화하고 적재적소에 인적, 물적 자원을 배분해 경영 효율화를 꾀할 방침이다.

조현준 회장, 섬유·중공업·화학사업 등 성장 고도화 이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조현준 회장은 존속지주회사인 ㈜효성 및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효성티엔에스㈜ 등 자회사를 이끌게 됐다.

존속지주회사를 이끄는 조현준 회장은 지난 2017년 회장에 취임한 이후, △VOC경영 △데이터중심경영 △애자일(Agile)경영 등을 강조하며 세계 1위 제품인 스판덱스 사업을 비롯해 중전기기, PP 등의 글로벌 생산기지 확대 및 신시장 개척 등 그룹의 괄목할만한 성장을 견인해왔다.

특히 친환경 리싸이클 섬유인 리젠(regen), 바이오 스판덱스 등으로 친환경 섬유 시장의 트렌드를 일으키고, 전력IT, 금융솔루션 등 미래 사업 확대에도 박차를 가해왔다. 

오는 7월 분할 이후에는 핵심 사업 혁신과 성장잠재력 극대화, 사업포트폴리오 고도화, 신성장동력 육성을 통해 미래 지속성장을 위한 기반을 확립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조 회장이 이끌게 될 핵심 계열사들 가운데 효성티앤씨는 올해 바이오 스판덱스 생산량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는 13년 동안 세계시장 점유율 약 30%로 글로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스판덱스는 ‘섬유의 반도체’로 꼽히는 고부가가치 기능성 섬유다.

효성티앤씨는 최근 세계 최초로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를 가공해 만든 바이오 스판덱스인 ‘리젠 바이오베이스드’(regen Bio-based)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리젠 바이오베이스드’는 거의 모든 의류에 포함되는 스판덱스의 원료부터 자연 친화적인 것으로 바꾸면서 화학적 에너지원의 사용을 줄이고, 줄어든 탄소세로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장점을 가진 차세대 친환경 섬유다.

옥수수에서 추출된 원료는 당초 일반 섬유를 비롯해 포장지, 화장품, 액체세제 등에 사용돼왔다. 다만 스판덱스와 같은 고기능성 섬유제품은 기술력의 한계로 특유의 신축성과 회복력을 구현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 세계 시장점유율 1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1년이 넘는 연구개발 끝에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바 있다.

효성화학의 경우 그간 화학업계 업황 부진 등의 영향을 받았으나 올해는 실적 반등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효성화학은 올해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물질을 세척하는 특수가스인 NF3(삼불화질소) 사업을 전면에 내세운다.

NF3는 디스플레이나 태양전지 공정에서 세정 가스로도 많이 쓰인다. 첨단 기술이 계속 발전하면서 NF3 시장도 함께 성장해 매출 전망은 밝은 편이다. 이를 고려해 효성화학은 최근 옥산공장에 NF3 증설 작업을 추진, 연간 1만2000t에 달하는 NF3 양산 체제를 갖췄다. 이는 세계 2위 규모로 공급 안정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효성화학은 옥산 공장을 기반으로 특수가스 제조·정제·분석기술을 통한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또 중수소(D2), 염화수소(HCl), 염소(Cl2), 아산화질소(N2O) 등 특수가스 제품도 다변화한다.

조현상 부회장, 첨단소재·디지털전환 등 신사업 이끈다

조현상 효성 부회장은 분할 후 ㈜효성신설지주를 이끌며 글로벌 첨단소재 사업을 비롯한 성장 잠재력을 갖춘 사업회사들을 중심으로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조현상 부회장은 2000년 효성그룹에 입사한 이래 첨단소재 전신인 산업자재PG장, 전략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2022년부터는 효성첨단소재㈜의 사내이사를 맡으며 효성첨단소재㈜를 성장시켜 왔다. 

조 부회장이 독립경영하고 있는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 부문 등을 포함하면 신설지주의 매출 규모는 7조 원대, 글로벌 거점숫자는 90여 곳에 이른다.

신설되는 ㈜효성신설지주는 미래의 첨단소재 솔루션 분야(Material Solution)에서 효성첨단소재㈜를 주축으로 글로벌 소재 전문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면서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성장기회를 확보해 간다는 전략이다. 

효성첨단소재㈜는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의 내연기관 및 전기차용 타이어코드 제품을 비롯해 세계시장 점유율 2위로 차세대 동력원으로 주목받는 수소에너지용 탄소섬유, 방산 소재인 아라미드, 시트벨트, 에어백, 모빌리티 인테리어 등 세계 3위내 제품 10여개를 보유하는 글로벌 첨단소재 기업이다.

이 가운데 효성첨단소재는 대표적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탄소섬유 에 집중한다. 효성첨단소재는 현재 폴리에스터 타이코드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영계의 탄소중립 행보가 확대되는 가운데, 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10월 타이어코드 업계 세계 최초로 친환경 소재 국제 인증인 ISCC(International Sustainability & Carbon Certification) PLUS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식물성 원료에서 추출한 원료로 생산되는 ‘산업용 Bio-PET 원사’와 폐PET병에서 추출한 원료를 사용한 ‘고강도 Recycled PET 원사’를 개발해 타이어코드에 적용하고 있다. 향후 더욱 다양화 될 친환경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 ‘Bio-based Nylon’ 원사 및 타이어코드 개발도 진행 중이다.

효성첨단소재는 ‘꿈의 신소재’로 꼽히는 탄소섬유 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탄소섬유는 수소차의 연료탱크를 제조하는 핵심 소재로 철보다 강도는 10배 강하고 무게는 25%에 불과해 미래 산업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신소재로 분류된다.

효성첨단소재는 지난 2011년 국내기업 최초로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탄소섬유인 ‘탄섬’(TANSOME®) 개발에 성공했다. 일본, 독일, 미국 등에 이어 세계에서는 4번째, 국내에서는 최초로 세운 기록이다.

탄소섬유는 최근 미래 친환경 자동차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차의 연료탱크와 압축천연가스(CNG) 고압용기에 사용되는 등 주목을 받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오는 2028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전주 탄소섬유 공장을 연산 2만 4000톤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오는 4월 3차 증설을 완료하면서 전북 탄소섬유 공장은 연산 9000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는 디지털전환(DX) 및 AI 분야의 선두 기업으로서 AI 시대를 맞아 고객에게 AI 연산환경부터, 고성능 데이터 처리, AI 솔루션까지 제공하여 혁신적인 데이터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성장해 나간다.

지난해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AI 확산에 따라 GPU(그래픽처리장치) 서버, AI 스토리지 사업을 강화하고 대형언어모델(LLM)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하는 등 AI 비즈니스 성장을 가속화한 바 있다. 특히 국내 주요 공공 및 금융 분야 고객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사업 확장을 추진했다. 

현재 소프트웨어정의데이터센터(SDDC) 구현과 클라우드 기반 재해복구(DR) 분야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향후 AI 연산 환경부터 고성능 데이터 처리, AI솔루션 등을 고객사에 종합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외에 ㈜효성신설지주는 국내외 SCM(Supply Chain Management) 솔루션 관련 법인을 통해 글로벌 SCM 솔루션 사업도 이끌어갈 방침이다. 많은 한국 기업들과 글로벌 기업들이 주목하는 베트남 등 글로벌 시장에서 그동안 쌓아온 Know-how를 십분 활용해 사업을 확대해 갈 전망이다.

특히, 신설 지주회사는 산하 사업회사들의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연구개발 중심의 다양한 신사업과 M&A 기회를 모색하여 그룹 규모를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또 글로벌 고객과 시장의 요구사항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인재육성 및 임직원 복지향상 등 인재 최우선 비전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조직문화를 구축해 갈 방침이다. 

한편 재계 일각에서는 향후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계열 분리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현준 회장은 지난 2017년 부친인 조석래 명예회장의 경영권을 승계했으며, 이후 조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은 사실상 독자 경영을 수행해 왔다. 이에 따라 이번 지주회사 신설 이후 계열 분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효성그룹 관계자는 “계열분리의 경우 확정된 바가 없는 상태”라며 “이번 분할은 사업적인 부분 때문에 단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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