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어망 재활용 나서는 기업들..."해마다 64만톤씩 버려져"

기사승인 2023.09.27  18:2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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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전자. 인도양에서 발견된 폐어망.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국내 기업들이 ‘폐어망’ 재활용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폐어망은 어촌에서 버려졌거나 선박에서 유실돼 바다를 떠도는 어획용 그물을 말한다. 나일론·폴리프로필렌·폴리에틸렌 등으로 만들어지는 만큼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고기잡이 특성상 한 번에 폐기되는 양이 많고 완전한 분리 배출이 어려워 실질적 수거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어촌에서 파손된 그물을 해안가에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한편, 버려진 그물이 태풍 등으로 바다에 유입될 경우 해양 생물의 생명을 위협하고 환경오염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현재 전 세계 바다 쓰레기의 약 10%가 폐어망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과 LG, SK, 현대, 효성티앤씨, 동원산업, 삼양사, 넷스파 등 국내 기업들은 미래먹거리 창출과 ESG경영 차원에서 폐어망 재활용 방안을 연구 중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한 갤럭시 Z 플립5·폴드5와 갤럭시 탭 S9·갤럭시 S23 울트라에 폐어망 재활용 소재를 적용했다. LG는 클린테크(첨단 환경 보호 기술)등 여러 분야 스타트업을 육성·발굴하고 있다.

SK그룹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폐어망 재활용 전문업체 넷스파와 손잡고 동남아 해역의 폐어망 수거 및 나일론 재활용 섬유 제작에 나섰다. 효성티앤씨는 폐어망 재활용 섬유인 리젠 오션 나일론을 활용해 글로벌 패션 업체들과 협업 중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도 동원산업과 함께 참치잡이에 활용했던 폐어망을 재활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출시한 갤럭시 Z 플립5·폴드5와 갤럭시 탭 S9 시리즈에 폐어망 재활용 플라스틱, 공정 중 발생하는 파유리를 재활용한 글라스, 폐페트(PET)병을 재활용한 플라스틱 등을 적용했다. 제품 패키지는 모두 재활용 종이를 채택했다.

올 초 출시한 갤럭시 S23 울트라에도 폐어망·폐생수통·폐페트(PET)병을 재활용한 플라스틱, 공정 중 발생하는 부산물을 재활용한 알루미늄, 파유리를 재활용한 글라스가 적용된 바 있다.

갤럭시 S23 울트라에는 폐어망 재활용 소재를 20% 사용해 만든 재활용 플라스틱이 내부 S펜 커버, 하단 스피커 모듈 등에 적용됐다. 폐생수통 재활용 소재를 20% 사용해 만든 재활용 플라스틱은 상단·하단 스피커 모듈, 사이드키, 볼륨키에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2023년 한해 동안 약 15톤 이상의 폐어망을 수거 및 재활용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는 이달 초 마곡 LG 사이언스파크에서 오픈 이노베이션 행사 ‘슈퍼스타트 데이 2023’을 개최했다.

그룹이 미래사업으로 육성 중인 인공지능(AI), 바이오(Bio), 클린테크(Cleantech),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라이프스타일 분야의 스타트업 40곳이 참가해 기술 및 서비스를 시연하고 협력 기회를 모색했다. 이 가운데 폐어망에서 고순도 재생 원료를 추출하는 기술을 보유한 ‘넷스파’가 참가해 주목됐다.

넷스파는 올해 초 LG화학과 '해양폐기물 재활용을 통한 자원순환 체계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넷스파가 LG화학에 폐어망을 통해 추출한 원료 중 하나인 믹스 플라스틱을 공급하고, LG화학은 이를 활용해 재활용 플라스틱을 생산한다.

넷스파는 LG화학 외에 SK에코플랜트와도 손을 잡고 동남아시아 폐어망 재활용 사업에 뛰어들었다. SK에코플랜트는 넷스파와 함께 베트남 중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바다에 버려지는 폐어망을 수거, 기술력을 활용해 재생 나일론을 생산한다.

양측은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사업명: 베트남 폐어망 재활용을 통한 해양 생태계 복원 및 자원순환모델 구축 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연 8000톤의 폐어망을 재활용해 연 5만톤의 탄소감축, 총 1000여명 이상 직·간접 고용 창출을 목표로 한다.

내년 상반기 내 폐어망 재활용 설비 설치를 완료하고 시운전에 들어갈 계획이다. 하반기부터는 재생 나일론 생산에 본격 돌입하고 이를 통해 의류용 장섬유, 자동차 및 전자기기 부품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양측의 폐어망 재활용 사업은 ‘코이카(KOICA, 한국국제협력단) 플랫폼 ESG 이니셔티브’ 예비사업으로 선정된 상태다. 이에 따라 총 사업비 100억원의 절반인 50억원을 코이카로부터 지원받게 된다.

3대 화학 섬유(나일론·폴리에스터·스판덱스)를 모두 ‘쓰레기 재활용’을 통해 만들고 있는 효성티앤씨는 지난 6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개최된 북미 최대 아웃도어 산업 전시회 OR(Outdoor Retailer) Show 2023에서 폐어망 재활용 나일론 제품을 선보였다.

효성티앤씨는 지난 OR Show에서 해양 플라스틱 오염의 주범인 폐어망을 수거 및 재활용해 만든 ‘리젠 오션 나일론’과 리젠 오션 나일론의 고강도 제품인 ‘리젠 오션 로빅’ 섬유를 전시했다.

효성티앤씨에 따르면 폐어망 리사이클 나일론 1kg과 기존 나일론 1kg을 비교하는 LCA(Life Cycle Assessment) 측정결과 리젠 오션 나일론은 기존 나일론에 비해 CO2 배출량이 73%, 화석연료 사용이 75.7%, 물 소비가 98.6%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효성티앤씨는 올해 전시회에서 글로벌 브랜드 오스프리(Osprey)와 협업해 제작한 2024년 S/S(봄/여름) 시즌 ‘탈론 어스’ 컬렉션을 선보였다. 탈론 어스는 재활용 원단, 재봉실, 지퍼 체인 플라스틱까지 주로 재활용 소재가 사용된 테크니컬 백팩 제품이다. 

효성티앤씨는 앞서 2020년에도 오스프리와 협력해 '마이판 리젠 로빅'을 개발한 바 있다. 당시 마이판 리젠 로빅은 섬유 제품 생산단계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재활용해 만든 소재였으나, 이번에 선보인 리젠 오션 로빅은 100% 폐어망을 활용해 개발한 제품이다. 향후 친환경 섬유 시장이 확장될 전망인 가운데 효성티앤씨는 관련 제품 라인업을 더욱 다양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자동차·기아차는 지난해 말 동원산업과 말 참치 어획용 폐어망을 자동차 부품으로 재활용하는 협력 관계를 구축한 이후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양 측은 지난해 12월 ‘친환경 플라스틱 재활용 추진’ 협약을 체결하고 폐어망에서 추출한 재활용 나일론 소재(연간 약 100톤 규모)를 엔진 커버 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에 적용하기로 한 바 있다.

현대차·기아 연구개발본부 기초소재연구센터는 현재 폐어망 재활용 소재 및 부품, 커피박 바이오 복합재 적용 부품, 위스키 배럴 오크통 등 폐목재 재활용 내장부품 등 개발을 추진 중이다.

그간 개발한 소재를 실제로 적용하기도 했다. 앞서 출시한 5세대 싼타페 모델에는 스웨이드 헤드라이너·바닥 매트·2열과 3열 시트백에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한 소재를 적용했고, 크래시 패드·도어 트림 커버 등은 친환경 인조가죽을 사용해 제작했다.

이외 아이오닉5 N에는 꽃·옥수수 등 식물에서 추출한 바이오 오일 성분이 사용된 페인트를 적용했으며 기아 EV9은바이오 폴리우레탄 시트와 폐어망 등 총 10가지 친환경·업사이클링 소재가 활용됐다. 

한편 바닷속에 버려지는 폐어망 등 어구는 '유령 그물(Ghost Net)' 등으로 불린다. 지난 2019년 그린피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이층버스 5만5000대 분에 해당하는 64만 톤의 새로운 유령 그물이 바다에 버려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추정한 국내 연간 폐어망 발생량은 약 4만4000톤에 달해 재활용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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