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직장상사가 무서워요”

기사승인 2021.09.16  16: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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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30대 자영이는 지방에서 영문과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취업에 성공했다. 그러나 직장에서 적응하기 어려워 6개월 또는 1년을 넘기지 못하고 갈아타야만 했다.

부모님은 중소도시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느라 6살 이후로 할머니에 보내져 키워졌고, 제대로 된 양육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할머니는 매사에 얼릴 때부터 일을 시키고 작은 실수에도 때리기도 하여 무서운 기억만 있다고 했다.

어려서 부모에게 사랑과 지지를 받은 것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며 부모로부터 받은 것이 하나도 없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가족에 대해 매우 부정적으로 이야기 하며 자세한 이야기하기를 거부했다.

콩가루 집안이라고 묘사하며 가족모형을 세울 때도 “이런 가족 저에게는 필요 없어요”라며 밀쳐버리기도 했다. 아버지에 대해서는 분노와 원망으로 가득 차 있고, 엄마에 대해서는 불쌍하고 강한 연민도 보였다.

내담자는 가족들로부터 받고 있는 지원과 지지가 전혀 없다고 지각하고 있었다. 애정표현이 부족하고 차가운 할머니 여동생과 둘이 함께 지내면서 오빠들에게 밀려서 존재감 없이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자영이는 무서운 직장상사가 자기에게 할 수 없는 일 만 시키고 너무 부려먹는다고 호소하며 직장상사는 일부러 자기를 곤란하게 만들려고 작정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업무 파악도 느리고 소화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며 동료들도 자기를 무시하고 함부로 대해서 자신은 외톨이라고 한다. 자기안에 실제적인 부모가 누구냐 어떤 사람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어떤 표상으로 기억되어져 있어서 영향력을 미치느냐 하는 내적대상이 더 중요하다.

자영이의 내적대상에는 긍정적이고 유익한 경험은 매우 빈약하고 부정적인 이미지로 가득하였다. 특히 아버지의 권위나 지배자 모습, 무뚝뚝함, 다정한 대화를 한 적이 거의 없다는 기억들은 지금 현재의 직장상사나 권위자에 대한 표상이 무의식적으로 그대로 연결되어 있었다.

누구도 자신을 사랑해주고 관심을 주고 배려를 하다는 것은 매우 익숙하지 않는 감정들이었다. 혼자서 생존을 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스스로 터득하고 시행착오를 통해서 배워야 했고, 남자들로 인한 성추행 경험이나 아버지의 외도는 나쁜 대상들로 보복이나 응징의 대상들로 가득했다. 직장에서 어느 정도는 타인의 비위를 맞추기도 하고 잘해보려고 하지만 자신의 진짜 감정들은 숨기고 버티다가 결국은 몸이 상하고 건강이 안좋아 그만두기를 반복했다.

자영이 마음세계에는 어린 시절부터 유기, 불안감, 혹시 부모로부터 버려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거절감 등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런 부정적인 표상을 가지고 대인관계를 하기에는 힘들어 보였다. 인정과 사랑보다는 질책과 비난속에서 성장하여  따뜻한 돌봄이나 지지, 올바른 한계 지정이나 현실능력, 대인관계능력들이 아직 성인이 덜 된 아이로 자리잡고 있었다. 

자신의 욕구에 반응해주고 지지해주는 대상결핍으로 진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신체적인 돌봄, 심리적인 돌봄, 정신적인 따뜻한 돌봄이 다시 필요했다. 특히 어린시절 엄마가 해준 것 처럼 자신의 신체 신호에도 빨리 반응해주고 몸의 쉼과 영양분도 필요했다.

대인관계에서 부정적인 표상들은 어떻게 따뜻한 관계에서 느껴지는 감정적인 유대감, 정서적인 깊은 친밀감, 함께하는 즐거움과 같은 유희들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는 자영이 스스로가 어린 시절 받지 못한 것들을 자기에게 반응해주고 돌봐주고 공감해주는 부모가 되어야 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 

 

김혜숙 백석대학교 교수 kimhyes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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