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환경운동 전문가들 “기후위기 여성주의적 논의 및 연대 필요”

기사승인 2021.07.16  16:53:07

공유
default_news_ad1

[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극우 포플리즘의 확산,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붕괴, 감염병의 장기화 등 오늘날의 위기는 전 지구적 차원의 패러다임의 극적 전환 없이는 해결 불가능한 지점에 이르렀다. 이에 한국여성정치연구소(소장 김은주)는 페미니즘 관점에서 위기를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위기의 시대, 페미니즘에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했다.

온라인 ‘줌’ 화상서비스를 통해 열린 심포지엄에서 먼저 김은주 소장은 “2019년 5월 UN 생물 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에 관한 정부 간 과학정책 플랫폼 보고서에 따르면 100만 종의 동·식물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면서 “기후변화는 가상현실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기나긴 가뭄, 호주의 광활한 대지를 삼킨 산불, 태평양 섬나라 솔로몬 제도의 사라진 5개의 작은 섬, 푸에르토리코의 연속으로 불어닥친 강력한 허리케인 등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는 곧 지구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과 미래세대를 위한 행동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환경활동가들과 함께 논의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여성 등 기후위기취약계층 중심 논의 필요

이후 ‘기후위기 진단과 과제’를 주제로 정은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원의 발표가 시작됐다. 정 연구원에 따르면 기후위기는 석탄, 석유 등 대규모 화석연료 사용에 의한 이산화탄소 과다배출이 핵심원인으로 2050 탄소중립(net-zero)을 목표로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5% 감축하고, 2050년까지는 총 배출량 0의 과제를 안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기후위기가 여성의제에 왜 속하는지에 대해서는 “기후위기는 성별, 국적, 지역, 인종, 계급 등의 이유로 취약한 위치에 놓인 이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역사적으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에너지접근성이 낮고 에너지 소비자 적음에도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는 더 많이 입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후위기를 야기한 ‘나이 많은 부자 백인 남성’이 우리의 삶과 미래를 결정하게 둘 수 없고, 이 문제는 미래형이 아닌 현재진행형”이라고 지적했다.

산업 전환 과정에서 남성 노동자 논의가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일례로 폭염 등 이상기후가 빈번해지면서 기후취약계층, 야외노동자의 건강 문제 등이 다뤄지지만 대체로 건설업이나 농민 등 남성노동자 위주로 논의되거나 여성들만이 겪는 특수한 경험에 대해서는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

가스검침원, 수도검침원, 보험판매원 등의 여성이동노동자, 홈리스여성, 여성농민, 이주여성농업노동자 등도 기후위기에 취약하지만 이를 위한 논의는 없다는 설명이다.

정 연구원은 “이처럼 성평등하고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후위기를 야기한 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경제성장-자본주의-제국주의-가부장제-종차별주의에 맞서야 한다”면서 “기후, 환경, 채식, 동물권 활동가 대다수가 여성이고 여성 공직자 비율이 높아지면 기후변화 관련 국제 협약 가입률 역시 높아진다”면서 “더 많은 여성의 이야기와 운동, 정치세력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번째 ‘기후위기와 여성’을 주제로 김은희 에코페미니즘연구센터 달과나무 부소장은 여성운동 진영 안에서 기후위기, 기후정의 논의가 아직은 미흡하기때문에 글로벌 차원의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페미니스트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데믹’이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신데믹(syndemic)은 1990년대 인료인류학자 메릴 싱어가 제시한 개념으로, 글로벌 건강 불평등 연구에 유용한 개념적 틀이다. 코로나19는 다른질환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고, 경제적 사회적 수준에 따라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이 달리 나타나므로 이것을 단순한 전염병으로 치부할 수 없다는 것.

때문에 “약물이나 백신만으로 해결하기보다 교육, 고용, 의식주, 환경 등의 문제를 함께 고려하는 통합적 접근이 요구되고, 코로나19로 인한 차별과 혐오, 양극화 심화, 디지털 접근의 격차 등 신데믹이라는 관점에서 위기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코로나19가 드러낸 여성주의적 관점에서의 문제들은 ‘돌봄, 노동, 불평등’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경제적 생산 영역과 달리 여성들이 주로 전담해온 사회적 재생산 혹은 돌봄은 ‘바닥없는 우물’ 개념처럼 무한한 자원으로 간주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기는 사회적 규범 전환이라는 기회의 가능성도 연다는 점 역시 주목했다.

“기후위기 대응 정의로운 방식이어야”

지정토론자로 이영경 에너지정의행동 사무국장이 ‘탈핵과 기후위기’를 이야기했다. 탄소중립을 위한 산업에너지 전환이 필요한 현재 핵발전 에너지가 기후위기 해법이 될 수 없음을 피력하고 지속가능한 공존의 삶이 될 수 있도록 안전하고 정의로운 방식으로 전환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기후변화의 완화와 적응에 기여할 것 △오염이 없고 생물다양성과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을 것 △다른 생명과 가치에 피해를 주지 않고 안전한 에너지원일 것 △안전하고 정의롭게 전환할 권리의 요구 △경제성장의 가치가 아닌 지속가능한 공존의 삶을 누릴 권리 △탈핵과 탈석탄, 그리고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공동의 연대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상현 서울녹색당 공동위원장은 ‘기후위기 대응과 입법과제’로 주제토론을 가졌다.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안(통합안)은 기후위기와 환경문제가 부차적 문제로 치부되고 경제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본법안에는 기후정의를 위한 정의로운 전환의 원칙과 세부 계획이 누락되었으며, 기후위기를 가속시키는 핵심주체 처벌 및 예방적 조치를 확립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황혜정 멸종반란한국 활동가는 멸종반란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통해 참석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멸종반란은 전세계 74개 국가 1138개의 로컬 그룹이 기후위기로 인한 대규모의 멸종을 막고 사회붕괴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지구적 비폭력 시민불복종 사회운동이다. 일례로 지난해 국회앞에서 2025 탄소중립을 요구하며 목메달 액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