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소비자주권 확립 위한 법제 정비 필요

기사승인 2021.02.24  22: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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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기영 소비자 칼럼

[여성소비자신문]디지털 환경변화에 따른 정보주권의 침해 심각하다.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들의 디지털 정보 독점으로 소비자정보주권의 침해는 대단히 심각하다. 이에 맞서 각국에서는 이미 수년전에 ‘정보 주권 수호’를 위해 관련 법제의 정비와 정책적 방패를 꺼내 들고 강력히 대응해 오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올해 들어 구글에 반독점 혐의를 적용해 철퇴를 가했다. 또한 미국과 새로운 정보 공유 협정을 맺어 유럽의 데이터 통제 권한을 강화했다. 인도는 구글의 3차원 사진 지도 서비스인 ‘스트리트 뷰’ 서비스에 불허를 통보했다고 한다. 주요 안보 시설과 교통 요지 등이 스트리트 뷰에 노출될 경우 테러와 같은 안보 위협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강력히 대처한 것이다.

이러한 세계적인 대응태세에 비해 우리나라는 대처가 느리고 미흡한 면이 있다. 구글이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준비하는 자율주행차와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산업혁명에 뒤처져선 안 된다는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개인정보의 국가 간 이동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디지털 정보에 대한 통제권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구글은 구글 검색과 지메일, 구글 지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등 다른 IT 기업들을 압도하는 방대한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각국의 디지털 정보를 포식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정보주권 침해가 심각한 편이다.

구글의 지도 데이터가 이용자 개개인의 위치정보와 결합할 경우 사생활 침해는 파급력은 대단하다고 본다. 빅데이터는 스마트폰으로 수집된 개인의 실시간 위치와 이동 경로, 행적을 근간으로 구성된다. 우리나라 스마트폰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위치추적 기능은 이용자의 이동 경로와 행적, 위치를 시간 단위까지 구글 지도에 타임라인으로 저장할 정도로 정교하기 때문에 문제가 크다.
 
정보주권 침해에 대한 법적 대응 보다 적극적이어야 한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사이버 공간의 영토는 물리적 영토와 달리 경계의 확정이 애매모호하고 인터넷의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이념 때문에 주권보호가 대단히 어렵다. 물리적 영토는 국민과 연결되어 국가의 요소를 이루기 때문에 주권의 보호와 실현은 절대적이고 배타적이다.

그런데 디지털 사이버 영토는 아직 법적인 영역에서 통제되고 향유되는 범위가 확정적일 수 없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각국의 대응방안도 다양하고 일반적인 법리가 형성되어 있지 않아서 분쟁이 자주 일어나게 될 것이다.

결국 사이버공간의 정보주권은 인터넷 주도권에 대한 패권싸움이 되고, 인터넷시장에 대한 각국의 규제정책과 소비자 보호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정책과 법의 대응방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방안에는 두 가지 큰 방향이 설정되어야 한다. 즉, 국내 IT 기업의 경쟁력 강화 및 건전하고 공정한 인터넷 시장 형성 목표달성 및 소비자의 보호와 안전을 위해서 필수 불가결한 소비자주권의 실현이 바로 그것이다.

국내 IT 기업의 경쟁력 강화 및 공정한 인터넷 시장 형성 목적을 위해서 디지털 주권이 구현되어야 할 것인가? 우선 해외 다국적 정보통신(IT)  글로벌 기업에 대한 국내법적 규제와 국제법적 공조가 적절히 이루어져야 한다.

국내법의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시장을 이용하여 구글, 아마존 같은 거대 공룡기업들이 독과점 체제를 형성하여 불공정 거래와 탈세, 또는 소비자권익 침해 등 일삼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결과는 국내 기업의 경쟁력 약화와 역차별 현상으로 국가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오게 된다.

우리 정부는 디지털 주권을 근거로 보다 적극적으로 법제의 정비와 정책의 강화를 통해 인터넷 시장에 개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아울러 국내 디지털 기업의 육성과 진흥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이 확보될 수 있도록  글로벌 정보 통신 국내기업에 대한 세제 등 지원정책이 함께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개인정보보호법령의 올바른 개정이 시급하다

디지털 환경에서 약화될 우려가 있는 정보소비자 주권의 보장을 위해 개인정보 보호 관련 법령의 정비를 필수적이다. 이미 개인정보보호법이 대폭 개정되어 2020년 2월 4일 공포되고 동년 8월 5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주된 내용은 개인정보보호체계가 일원화되었고, 가명정보를 정식을 법령에서 사용함으로써 빅데이터 이용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고, 합리적 범위 내에서 개인정보의 추가적인 이용이 허용되도록 했다.

정보통신망법에 있던 개인정보보호 내용을 관련법 내용 일원화로 인해 해당 부분은 개인정보보호법 안에 6장으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내용으로 별도 구성되었다. 또한 행정체계를 일원화하여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국무총리 산하 개인정보보호 전담기관으로 권한과 위상이 높아졌으며 위원회 구성 및 소관 업무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분야별로 산재해 있던 개인정보의 특례 규정들을 개인정보보호법에 일반규정으로 일원화하려고 노력했으나 아직도 미진한 부분이 있다. 따라서 정부는 다시 개인정보보호법 제2차 개정안을 지난 1월 6일 입법예고하여 2월 16일까지 각계의견을 수렴했다.

그리고 최근 코로나 19 등 감염병 확산과 비대면 사회 돌입 등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소비자 정보주권을 더 강화하고, 기업에는 이중규제 등 불필요한 혼란과 이중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개정안을 마련하였다고 발표했다.

또한 신기술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영상정보에 대한 합리적 처리기준을 마련하고 국제표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국외이전 규정을 정비하고, 형벌 중심의 제재를 경제적 제재 중심으로 전환하여 수범자의 의무준수를 강화하고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개정안은 소비자의 정보주권보호에는 미흡한 면이 많이 발견된다. 첫째, 정보주체인 소비자의 주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보다 철저한 보호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프로파일링 및 자동화된 의사결정에 관한 규정을 신설하여 권리보호방법을 명시해야 한다.

소비자의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정보가 개인의 의사에 반하여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개인정보 처리자의 사전적 고지 의무와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대한 사후적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

둘째, 개인정보보호법이 기본법적인 성격을 인정한다면 신용정보법 등 법제간의 혼란이 예상되는 ‘과학적 연구’, ‘연구’, ‘가명처리’, ‘가명정보’ 등의 개념을 이법에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

셋째,  인공지능, 로봇 등 신기술 환경 속에서 개인정보처리자의 책임성은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개인정보 처리자의 책임성은 단순히 사후 유출 등 피해가 발생할 경우에 처벌에 역점을 둘 것이 아니라, 소비자개인정보 주권의 확립이라는 차원에서 사전에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보호하는 방안이 중요하다.

개인정보 처리자가 법령을 준수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물론이고, 의무위반을 하지 않았다는 입증책임을 지도록 규정해야 한다. 특히, 기업이 개인정보를 활용할 경우 개인정보영향평가를 통해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을 사전에 확인하고, 처리자로서 법령 준수를 담보하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넷째, 온라인 공유서비스를 이용하는 매체의 개인정보 처리자 에게 정보주체인 소비자의 사생활 침해의 위험성에 대해 고지의무를 부여하는 규정이 필요하다.  그동안 사용자(소비자)의 개인정보 이용에 대한 동의 없이 빅데이터를 AI채팅 서비스 머신 러닝에 이용한 ‘이루다’ 사건과 지도에 개인적으로 메모한 부동산 구입정보·성생활·군사 기밀까지 노출된 ‘카카오맵’ 사건이 발생하여 개인정보유출 플랫폼 기업에 대한 질타가 이어져 왔다.

다섯째, 현행법상‘강요된 필수동의’ 관행으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를 구제하는 조항이 필요하다. 가명 정보를 공익연구 목적으로 활용한다고 이용 동의를 받은 뒤 목적 외로 사용할 경우 현행법의 미비로 처벌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것이었다. 유럽연합처럼  ‘이용자가 함정에 빠지기 쉬운 설계’를 한 기업에게 책임을 부가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연기영 동국대 명예교수 yeunky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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