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권익 침해하는 항공사 마일리지 제도 개선해야

기사승인 2021.01.15  15:2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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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최근 항공사 마일리지의 이용제한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인수하여 거대한 독점기업으로 되면 소비자들은 더욱 피해를 보게 됨으로 다양한 소비자권익보호 정책과 시민운동이 필요할 때이다.

항공마일리지는 2600여만 명의 국민이 보유하고 있는 보편적인 서비스이기 때문에 항공사인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약정내용을 변경하거나 소비자 이용제한을 하면 당연히 헌법상 보장된 소비자권익침해가 된다.

기업의 이익창출 수단으로 항공마일리지 등 각종 마일리지 혜택을 주는 것은 단순히 소비자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재산적 반대급부의 성격이 있는다는 것을 부인하면 안 된다. 마일리지제도가 소비자의 법적인 재산권이라고 인정하는 것이 이미 학설과 판례로 정착되어 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국내의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은 항공여객운송 서비스 시장에서 시장 지배적 지위를 가진 사업자로서 소비자의 권익을 현저하게 침해하는 마일리지 정책을 수시로 발표하여 소비자들의 원성을 높이 사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이 작년 연말에 예고한 마일리지 변경약관이 올해(2021년) 4월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보다 적극적인 시민사회운동이 필요한 시기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합병할 경우 더 문제이다. 이미 두 항공사의 합병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적립마일리지의 합산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우선 두 항공사의 제도가 다르다는 점이 문제이다.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이 예고한 2021년 4월부터 적용될 새 마일리지 제도 개편을 두고 대한항공 이용객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차트 개악’이라며 비판적인 여론이 쏟아졌다.

항공권을 구매할 때 좌석 등급에 따라 일정 비율로 마일리지 적립을 받는데, 이번 개편으로 일등석·비즈니스석 이용객은 기존보다 더 많은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지만, 이코노미석 이용객은 이전보다 낮은 마일리지를 받게 되어 불공정성 시비가 일어나고 있다.

또한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구매할 땐 일부 구간의 마일리지 공제율이 높아졌다. 기존에는 3만5000마일리지로 유럽행 일반석 편도 항공권을 구매했다면, 개편 후에는 4만 마일리지가 필요한 방식이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아시아나항공도 대한항공과 비슷한 길을 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최악의 영업 실적을 거둔 상황에서 인수합병을 계기로 마일리지 제도를 소비자에게 불리하도록 개편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이다.

2008년도 항공사 마일리지 약관 개정으로 소비자권익 보호가 약화되었다. 국내 2대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08년 7월, 10월경 항공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을 10년으로 제한하는 내용으로 약관을 개정했고, 이로 인해 2019년부터 소비자들의 항공마일리지 소멸이 순차적으로 시작되었다.

2017년 말 기준으로 대한항공에 적립된 마일리지는 총 2조982억원 규모이고, 아시아나항공은 5500억원 규모이다. 그 중 미처 사용되지 못한 채 소멸시효의 대상이 되는 마일리지는 전체 마일리지의 약 30% 정도로 엄청난 소비자피해를 발생시켜왔다.

항공마일리지 소멸이 실제 이루어지기 시작하면서 많은 분쟁이 예상되고 있다. 주요 분쟁의 쟁점은 항공마일리지의 법적성격을 어떻게 볼 것인지 여부와 항공마일리지 소멸을 규정하고 있는 항공사의 약관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저촉되는지 여부이다.

또한 항공마일리지의 사용처가 여타 다른 신용카드, 은행, 이동통신사, 온․오프라인 쇼핑몰 등의 마일리지(내지 포인트) 사용처에 비해 지나치게 한정적이라는 점도 소비자 입장에서 불공정성을 주장하는 근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원래 마일리지 제도는 재화의 구매 또는 서비스의 이용실적에 따라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일정한 마일리지 내지 포인트를 제공하고, 소비자는 누적된 마일리지 등을 재화 등과 교환하거나 재화 등의 구매시 화폐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도이다.

항공마일리지 제도는 1981년 미국 아메리칸 에어라인(American Airline)에서 처음 도입되었고, 이는 사업자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고객을 확보하기 위하여 재화와 용역을 구입하는 소비자로 하여금 일회적인 거래에 멈추지 않고 지속적인 거래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인 상용고객 우대제도(Frequent Flyer Program)의 일환으로 실시된 것이다. 대한항공도 1984년, 아시아나항공은 1989년 처음으로 마일리지 제도를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다.

후 마일리지 제도는 항공분야뿐만 아니라 신용카드, 통신사, 주유소, 백화점, 쇼핑몰 등에서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다. 마일리지를 이용할 수 있는 업체는 초반에는 마일리지 발급업체에 한정되었던 반면, 현재에는 다른 업종과의 제휴 등을 통해 이용범위를 광범위하게 확장해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항공사 마일리지의 재산권성과 법적인 문제점

항공마일리지 제도는 소비자가 항공사의 항공운송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부여되는 탑승마일리지 적립 혜택에서 출발하였다. 항공사 측은 상용고객 우대제도와 마찬가지로 단순한 은혜적 무상 서비스(덤 Bonus)라는 주장을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재산권적인 성격을 부인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요즈음은 소비자가 마일리지를 구입하는 구입마일리지와 제3자의 서비스를 이용하여 제공되는 제휴마일리지도 존재한다. 이런 방식은 확실히 경제적 교환가치가 있는 재산으로 파악해야 한다. 판례도 재산권적 성격을 인정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11. 2. 18 선고 2010가합15876 판결)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항공마일리지는 경제적 가치를 가진 재산권의 성격을 가졌다고 상속도 인정된다고 보았다(소비자분쟁조정결정 2007. 7. 2. 제2007-481호).

그런데 아직도 남아 있는 항공마일리지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항공마일리지 유효기간과 소멸의 문제점을 소비자권익보호 관점에서 개선해야 한다. 마일리지 유효기간에 대한 법적 성질에 관하여는 학설이 다양하다. 기본적인 항공마일리지의 법률관계는 소비자와 항공사간의 개별적인 약정이라기보다는 불평등한 계약이므로 약관규제법을 적용해야 마땅하다.

특히, 유효기간 약정은 항공사가 일방적으로 정할 수 없고 법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 항공사는 마일리지의 재산권성을 부정하고 가용여부와 관계없이 적립시점을 시효의 기산일로 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마일리지 항공권은 좌석이 극히 제한되어 소비자가 사용하고 싶어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가용 불가능한 경우에는 시효중단 등을 인정하고 소비자에게 불리한 소멸시효의 적용 약관은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둘째, 상용고객우대제도에 대한 법령의 정비가 필요하다. 이미 이 제도로 인한 소비자분쟁이 급증하고 있다. 2019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08년에 적립된 1천억원 가치의 항공마일리지를 유효기간의 경과로 일방적으로 소멸시켜 버렸다.

10년 소멸시효를 적용했지만 이는 불공정한 약관을 적용했으므로 무효이다. 소비자가 가용 마일리지이상 적립한 후에 지속적으로 적립했다면 소멸시효는 중단된 것으로 인정해야 한다.  따라서 항공사는 소비자의 재산권을 불법행위로 소멸시켰으므로 민법 제750조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  .

 셋째, 마일리지를 상속 또는 양도하지 못하도록 한 약관은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표준약관을 정하도록 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통제하여야 마땅하다. 마일리지의 재산 가치를 인정해야 하기 때문에 당연한 논리의 귀결이다.  

항공사가 시장독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제휴사들을 통해 마일리지를 판매하고도 실제 소비자가 구매하여 적립한 마일리지를 사용하려고 할 때에 보너스용 좌석이 매진됐다는 이유로 보너스항공권 지급을 거절하면서도 동일한 탑승권을 유상 구매할 의사를 밝힐 경우 좌석의 구매가 가능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공정거래관련법령위반이며,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연기영 동국대 법대 명예교수 yeunky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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