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연 “지역화폐, 보호무역 조치와 성격 유사...사회 전체 후생에는 온누리 상품권이 우월"

기사승인 2020.09.16  13:3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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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코로나19 확산 이후 활발해진 지역화폐 발행을 두고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크지 않고 시장 기능을 왜곡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조세제정연구원(조세연)은 최근 ‘조세제정브리프-지역화폐의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 보고서를 내고 올해 지역화폐로 인한 경제적 순손실이 2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조세연은 보고서에서 “2010~2018년 전국사업체 전수조사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지역화폐 발행으로 유의미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관측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역화폐란 지역 내 가맹점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재화다. 대형마트(이마트·롯데마트 등) 사용을 막는 등 사용처를 제한하고, 소비의 역외 유출을 차단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행되고 있다.

그러나 조세연에 따르면 지역화폐 대부분은 대형마트와 경쟁 관계에 있는 동네마트, 식료품에만 국한돼 사용된 것으로 분석됐다. 기타 업종에서는 동일한 지역화폐 가맹점이라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매출 증가 효과가 관측되지 않았다.

지역화폐 발행은 고용율 증가에도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네마트, 식료품점 등 일부 업종에서 고용이 증가했으나 이는 임시일용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지는 못했다는 결론이다.

보고서는 지역화폐로 인해 대형마트 매출액이 지역 소상공인에게 돌아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지역 내 소비자들의 지출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아 인접 지역의 소매업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지역화폐의 목적인 지역경제 활성화가 인접 지역의 경제적 피해와 맞물렸다는 주장이다.

조세연은 “지역화폐는 국가 간 무역장벽 및 보호무역 조치와 유사한 성격을 내포하고 있어 소비자 후생 감소나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 증가로 사회 전체의 후생을 감소시켰다”며 “사회 전체의 후생을 고려해야 하는 중앙정부의 관점에서는 지역화폐 발행으로 소비지출을 특정 지역에 가두는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도 지적했다.

지역화폐 활성화를 위한 보조금 지급이 경제적 순손실(사중손실)도 입혔다. 대부분 지자체는 현금보다 활용성이 낮은 지역화폐의 판매 및 유통을 촉진하기 위해 액면가보다 10% 할인된 금액으로 지역화폐를 판매하고 차액은 정부가 보존한다.

올해 정부는 9조원 규모로 지역화폐를 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세연은 이에 대해 중앙 및 지방정부가 지출할 보조금은 9000억원에 이르며, 이 중 소비자 후생으로 이전되지 못하는 경제적 순손실은 46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지역화폐 발행 시 발생하는 인쇄비·금융 수수료 등 액면가의 2% 정도인 부대비용까지 합산하면 올해만 2260억원 규모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한다는게 조세연의 주장이다. 9조원 지역화폐 발행을 위해 지출할 부대비용은 1800억원으로 추산된다.

특히 동네마트 및 전통시장의 경우 대형마트보다 물건 가격이 평균적으로 비싸고 제품의 다양성이 떨어져 소비자 후생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또 '현금깡' 시장을 단속하는 데 상당한 행정력과 비용이 낭비되는 점도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지역화폐의 사용이 특정업종에 집중돼 해당 업종에서 물가가 인상되는 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조세연은 "지역화폐의 사용이 일부 업종에 한정돼 혜택이 집중되는 문제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슷한 성격의 온누리상품권과 비교해 지역화폐를 이용하는 것의 장점이 무엇인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온누리상품권은 전국에서 사용할 수 있어 지역 제한으로 인한 추가적인 소비자 후생 손실, 지자체 간 경제 규모 차이로 인한 손익 왜곡이 발생하지 않으며 발행과 관리에 드는 효율성도 지역화폐보다 우월하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지역 주민이 온누리상품권을 구입하는 경우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법도 가능하다"며 "지역화폐 발행이 시장 기능을 왜곡시킨다는 측면에서 지역화폐를 통한 간접지원이 아닌 지역 내 사업체에 대한 직접지원이 더 바람직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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